나는 과연 오늘 하루를 알차게 살았는가?
바쁘다. 야근이다. 일이 많다.. 를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하루를 되돌아보면 진짜 일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가 시간을 잘 사용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명시된 출근시간은 아홉시 반이지만, 실제로 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는 시간은 약 9시 45분부터입니다.
10시가 넘어가면 조금씩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10시 15분이 되면 비로소 사무실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10시 30분까지는 서로의 안부와 농담, 커피 내리기, 간식 먹기 등으로 소란스럽습니다.
11시는 되어야 직원들이 전부 출근하고, 겨우 업무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밤에는 당연히 다들 회사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야근을 합니다.
딱히 회사에 꼰대같은 사람도 없고, 서로 친하게 지내고 하니 자발적으로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와중에 11시에 와서는 제일 먼저 퇴근하는 사람도 있네요.
일찍 와서 일찍 가든, 늦게 와서 느즈막히 가든,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잘 해낸다면 크게 뭐라고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오전시간을 저렇게 보내고서는 바쁘다. 일이 많다. 한숨을 쉬는 등의 행동을 하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끝내고,
저녁에는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개인적인 일, 프로젝트도 한번 해볼 수 있는 그런 삶이 저는 좋습니다.
일과 시간에 제대로 일하지 않고 하루종일 사무실에 붙어있는 것이 만성이 된 조직은 개인적으로는 힘듭니다.
다른 사람이 일을 시키면 하고, 안시키면 그냥 놀고.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 그런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요?
당장 서로가 좋고, 분위기가 좋은 것은 좋겠지만, 그 이후가 과연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산 공장에서 잠깐 일하게 되었을 때에는 아무리 늦어도 8시까지는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게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오전시간이 정말 길었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서울에서 IT로 돌아오니 10시 출근은 엄청납니다.
오전시간을 좀더 나에게 할애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니 그냥 날아가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차라리 더 일찍 출근하고 더 일찍 퇴근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이나 머리를 스칩니다.
제가 속한 조직이 업무시간에는 서로간에 눈을 더 반짝이며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곳이기를 바랍니다.
제가 속한 조직에서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일을 열심히 한 척 하는 정치질과 사기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조직에서 하루를 열심히, 충실히 보내고, 퇴근 후에 홀가분한 기분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예전에 신문을 보다가 Deep Work라는 책 광고를 사진으로 남겨놓은 적이 있습니다.
바쁜 척, 멀티태스킹이 아닌 진짜로 집중해서 하는 업무가 더 효율적이고 좋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그 책 생각이 나네요.
중고서적이든 신품이든 하나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글이 앞뒤도 없고 정신도 없네요.
아기를 재우고 나니 글을 검토할 기운도 없습니다.
이 글을 읽은 누군가, 여러분.
당신은 과연 스스로 생각했을 때 오늘 하루를 알차게, 후회없이 살았나요?